Q. 인사.
이치원(이하 이) : 안녕하세요. 이치원입니다. ‘이치원&소울원’에서 작곡 편곡, 늘 하듯이 하고 있고, 올댓에서 리더 활동을 하다가 더 이상 계획이 없어서 지금은 이치원&소울원에 더 집중하고 있어요.
소울원(이하 소) : 소울원이에요. 가사 쓰고, 노래 부르고, 멜로디 만들고 있어요. 이치원 형은 어릴 적부터 리스펙하던 형인데, 팔로알토 형의 소개로 만나서 친해져서 작업을 하게 됐어요.
이치원&소울원 - 쉽지않아
Q. 근황.
이 : 얼마 전에 EP ‘서른어택’ 냈었고, 싱글 ‘쉽지않아’도 냈어요. 올해 초에는 바스코의 ‘Bonnie & Clyde’를 만들었고, 장혜진 선생님의 ‘#BBD'라는 곡도 작업했어요. 작곡은 제리케이가 했고요. 아웃사이더, 트위스타랑 같이 한 ’Star Warz'도 작업을 했어요.
소 : 마찬가지로 앨범 ‘서른어택’을 내고, 앨범이 나올 때 미국에 가 있다가 한국에 온 지는 일주일 정도 됐어요. 시차적응은 잘 하고 있어요. 이치원 형이랑 내년에 정규 앨범을 생각하고 있고, 솔로 앨범은 2016년 초에 나올 것 같아요. 소속은 하이라이트 레코즈이고 이치원 형과는 프로젝트로 하고 있어요.
<이치원>
Q. 과거 인터뷰에서 한국 알앤비(R&B)씬의 활성화를 원한다고 했는데, 그 때와 지금 씬의 달라진 점은 무엇이 있을까.
이 : 아 그렇죠. 그 때는 큰 포부가 있었죠. 확실히 그 때보다는 좋아진 상황이에요. 단적인 예를 들면 지금 자이언티 정말 유명하잖아요. 숙취해소 광고도 찍고...
소 : 크러쉬도 그렇고 다 같이 밑에서 시작했던 친구들이 하나씩 위로 올라오고 있으니까 좋은 현상이죠.
이 : 자이언티는 자기 색깔 안 버리고 하면서 인기를 얻으니까 부럽기도 하고... 예전에 상수동 카페에서 ‘형님 어때요?’ 하면서 노래 들려주던 애였는데, 지금은 잘 나가니까 너무 보기 좋아요. 한 가지 더 됐으면 하는 부분은 자이언티가 하는 음악적 색 외에도 알앤비라는 장르가 딥하고 다양하고 좋은 음악들이 많으니까 이런 걸 더 알렸으면 좋겠어요.
Q. 제리케이와의 인터뷰에서 한강 버스킹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 : 그 때 발전기를 빌려서 했는데, 이건 큰 문제가 아닌데 밴드다 보니까 짐이 많아서 주차장에서 공연장까지 옮기는 것도 너무 힘들었어요. 관객 분들은 재밌게 보셨는데, 저희가 자리를 잘 못 잡아서 많이 힘드셨을 거예요. 올댓이랑 같이 할지는 모르겠지만, 소울원이랑 하는 프로젝트 버스킹을 한다면 꼭 같이 하고 싶어요. ‘마녀사냥’ 곡도 제리케이가 피쳐링 해줬으니까 꼭 같이 해야죠.
<소울원>
Q. 하이라이트와 함께 하게 된 배경.
소 : 배경이랄 것까지는 없고, 처음부터 같이 한 스타팅 멤버에요. 스타팅 멤버 중에 남은 사람이 얼마 없고 새로운 사람도 많이 들어왔는데, 제가 중간에 합류한 걸로 아시는 분들도 있고, 하이라이트인지, 아닌지 친한 사람인주롤 아는 분들도 많아요.(웃음) 곧 정식 솔로 앨범이 나올 예정이에요.
Q. 하이라이트에는 보컬은 혼자인걸로 아는데. 특별한 점이 있다면.
소 : 전에는 이보 형이 랩과 보컬을 같이 했었는데, 다른 곳으로 갔어요. 이제는 저 혼자 보컬이에요. 혼자 보컬이라고 해서 특별한 점은 없어요. 생활, 마인드, 생각하는 건 하이라이트 식구들과 다 잘 맞고 가족 같아서 다른 점은 못 느껴요. 그 친구들도 음악적 장르에 대해 선입견이 없기 때문에 서로 도움을 많이 주는 편이에요. 힘이 많이 되는 가족들이에요.
Q. 소울원에게 팔로알토란?
소 : 중학교 때부터 알았어요. 어릴 때부터 항상 롤 모델이었고 굉장히 바른 사람이고 저랑은 다른 사람이에요. 성격은 다르지만 같이 있어도 어색하지 않고, 서로 잘 맞는 것도 많고 배울 점이 많고, 저를 항상 걱정해주는 형이에요.
<음악>
이치원&소울원 - 서른어택
Q. 서른어택 소개.
이 : 저와 소울원의 이야기이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에요. 가사가 무언가에 비유를 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런 거 있잖아요.술자리에서 평소에 우리가 쓰는 단어들. 욕이든, 뭐든 이런 것들을 표면적으로 드러나게 하고 싶었어요. 평상시에 대화하듯이요.
소 : 30대가 전환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되고 나니까 많이 바뀌더라고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형, 친구들과 많은 얘기를 나눴었는데,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부분들, 30대들이 가장 많이 하는 고민들을 음악에 담고 싶었어요. 30대들이 충분히 공감하고 들어주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물론 어린 친구들이 공감을 느끼진 못 할 수도 있지만 30대가 되면 이런 고민을 하게 된다는 걸 말해주고 싶기도 했어요.
이 : 한국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르다.’라고 하잖아요. ‘쉽지않아’의 가사는 누구나 겪는 이야기이고 본인한테는 현실이지만 재밌게 얘기하고 싶었어요. 찰리 채플린이 말한 것처럼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인데,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이런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소 : 댓글 중에 ‘음악은 좋은데, 가사를 너무 막 썼다.’라는 게 있었어요. 옛날에는 ‘진달래 꽃’ 같은 가사가 좋았지만 요즘에는 사람들이 무언가를 깊게 파려고 하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최대한 소통을 하려면 알아듣기 쉽게 얘기하는 방법 밖에 없더라고요. 막 썼다고 생각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저희도 막 쓰려고 고민하고 막 쓴 거예요.
Q. 둘 다 30대인데, 20대 때와 다른 점을 꼽아보자면.
이 : 객관적으로 봤을 때 생활도 나아지고, 돈도 더 벌고 있지만 행복했던 건 20대 때인 것 같아요. 사람 욕심이라는 게 한도 끝도 없고, 계속 만족의 기준이 높아지고, 걱정은 더 많아지고. 작업실도 없다가 생기고, 차도 더 좋아졌지만요. 옛날의 내가 이런 상황이라면 좋아했을 텐데... 그래서 이런 것도 ‘Back To My Future'라는 곡에 담았어요.
소 : 저는 20대 때나 지금이나 살면서 욕심이 많아지는 건 누구나 다 그런 것 같아요. 얼마 전에 전 재산을 털어서 미국에 집을 구했어요. 지금은 욕심을 많이 내려놓은 상태에요.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때라고 생각해요. 다 내려놓고 가니까 행복해요. 집도 없고 차도 없지만 작업하고 가사를 쓸 수 있고, 시간을 쪼개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너무 좋아요.
좀 무책임하지만 남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지만, 형도 그렇고 저도 나쁘게 살지는 않았어요. 그걸 다 돌려받고 있다고 생각해요. 언젠가는 다시 돌려주면 된다고 생각하고요. 30대가 되면서 생각이 많았지만 지금은 많이 버렸어요.
Q. 만약 1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이 : 좀 더 영리하게 했을 것 같아요. 음악은 계속 했을 거예요. 일단 주식 상황을 보고 가서...(웃음) 저는 음악을 독학했어요. 전공은 식물응용 과학이에요. 재수를 하고 21살에 대학에 가서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음악을 시작했는데, 더 일찍 배워서 시작했다면 좋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소 : 20대 초반에는 정말 많은 짐을 짊어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면 별거 아닌 고민들로 힘든 생각도 했었지만 후회는 안 해요. 말을 잘 듣는 성격이어서 모든지 열심히 했던 기억이에요. 소리를 듣는 게 너무 좋아서 열심히 했었고, 계속 음악을 했을 거예요. 돌아간다면 음악 뿐 아니라 다른 공부도 더 했을 것 같아요.
이치원&소울원
Q. 만약 음악을 안 했다면.
이 : 저는 자동차 관련 아니면 연구원을 할 수도 있고... 잘 모르겠네요. 자동차를 워낙 좋아해서 엔지니어를 했을 것 같아요.
소 : 공부를 좋아했고, 꿈이 변호사였어요. 물론 다들 안 믿지만요.(웃음) 집안이 기독교 집안이어서 신학 공부를 준비하고 있었어요. 신학은 하늘이 내게 내려주신 일을 찾는 게 굉장히 힘들었어요. 무작정 성경 공부를 하다가 신학 대학에 떨어졌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내 길이 아니었던 것 같고, 노래를 할 수 있는 재능을 주셨으니까 이걸 통해서 사람들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주는 게 제가 태어난 이유인 것 같아요. 만약 노래를 안 했다면 종교 쪽으로 갔겠죠.
이 : 실제로 창원이(소울원)이 노래를 하면, 막 고음이 엄청나게 올라간다거나 이런 걸 떠나서 듣는 사람이 감동받게 잘 불러요. 진실이 담겨 있어요. 실제로 ‘걱정하지마’ 공연 때 얘도 처음이고 저도 처음인데, 앞에 세 분 정도 눈물이 잔뜩 고여 있더라고요.
소 : 되게 감사했어요. 진심이 담기면 언제든 알아주는 것 같아요.
Q. 함께 활동하게 된 계기.
이 : 처음에 합정에 있는 카페에서 음감회 할 때였는데, 그 때 게스트였던 팔로알토와 함께 왔어요.
소 : 그 때가 소울원&팔로알토 할 때에요.
이 : 만나기 전부터 이 친구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코드가 비슷한 사람이 있다고.
소 : 계속 연락하고 얘기가 잘 통했어요. 당시에 이치원 형은 올댓 활동하고 있을 때고 저는 공익 근무 마무리 될 때쯤 형이 저한테 음악을 많이 들려줬어요. 그 때부터 ‘서른어택’에 대한 얘기를 시작했죠.
Q. 각자 개인 활동(올댓)과 이치원&소울원 활동을 비교해보면.
소 : 혼자 할 때는 프로듀서들도 찾아다녀야 하고, 신경 쓸 부분이 많았어요. 이치원 형이랑 하면서 할 일이 나눠졌죠. 오히려 편해요. 쉽게 빨리 할 수 있으니까요. 형도 혼자하면 신경 쓸 부분도 많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을 거예요. 둘이 하니까 즐겁고 다시는 혼자 앨범을 하고 싶지 않아요. 솔로 앨범을 내더라도 ‘팀 소울원’을 만들어서 하고 싶어요.
이 : 저는 귀찮다고 생각하는 게 가사 쓰는 거예요. ‘서른어택’은 할 얘기가 워낙 많아서 썼는데, 같이 하면 편하긴 해요. 근데 혼자서 해보는 경험도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Q. 서로에게 많이 의지가 될 것 같은데.
이 : 아니요. 딱히.(웃음)
소 : 저는 의지를 많이 하는데...
이 : 이게 의지는 아니고, 되게 괜찮은 파트너쉽? 되게 좋은 가족이에요. 손발도 잘 맞아요.
소 : ‘개떡 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다.’고 하잖아요. 그런 기분이에요. 그렇다고 게이는 아니고요. 남자 싫어하고 여자를 좋아합니다.(웃음)
Q. 한국 음악시장에 바라는 점.
이 : 되게 많죠. 2년 전에 올댓 활동 하면서 ‘Stop Dumping Music’이라는 공연을 했었는데, 원작자는 허락한 적이 없는데, 자기들끼리 묶음 상품으로 팔고... 이런 것도 있었죠. SNS에서 논란이 된 적이 있는데, ‘음악 아직도 돈 내고 듣니?’ 이런 거였는데, 이건 어떻게 보면 사람들 의식이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도적인 것도 뒷받침 되어야죠.
처음 Mp3가 처음 나오고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역할은 했는데 이걸 제대로 가치를 매겨줬으면 해요.
소 : 이건 얘기가 너무 길어져서 힘들 것 같아요. 옛날보다 시장은 말도 안 되게 커졌고 버는 돈은 10배가 넘는데 이걸 챙기는 사람들이 다 유통사에 몰려 있는 거죠. 아티스트한테 돌아오는 건 아주 적어요. 스트리밍 한 번에 0.6원인데 100만 명이 들어도 60만원 밖에 안 들어와요. 100만 명이면 엄청난 숫자인데...
한 곡을 만들기 위해서 시간, 기술력, 노력 이런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들을 0.6원으로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죠.생산자는 저희인데, 저희가 정한 것도 아니고, 생산자들과 얘기를 나눴으면 좋겠어요. 대기업들이 진짜 문화 발전을 원한다면요.
겉으로만 해외 아티스트 초대해서 크게 콘서트 열고, ‘우리는 문화를 위해 일합니다.’라고 하지 말고 이 것부터 신경써줬으면 좋겠어요. 근데 아예 관심이 없거나, 아니면 더 빼먹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미국 아이튠즈의 경우 아티스트한테 가는 금액이 50% 이상이에요. 지금 이것도 적다고 제이지가 '타이달(Tidal)'이라는 저작권 회사를 만들었어요. 대프트 펑크, 비욘세, 퍼렐 같은 월드와이드 스타들도 있고요. 이런 식으로 힘이 있는 큰 사람들이 다 같이 모여서 해야 되는데, 우리나라는 신대철씨가 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 이 분도 저작권료가 10만 원, 20만 원 정도 들어온다고 해요.
예전에 어떤 광고였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타이거 Jk 형님이 자장면보다 싸다고 광고한 게 생각나는데, 그 광고를 보면서 저게 우리 음악을 이끌어준 형이 할 일인가라고 생각도 했어요. 그거부터 고쳤으면 해요. 음악을 돈 받고 팔지 말고, 대신 공연장을 많이 만들어줘서 공연을 할 수 있게 도와주던지,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아예 방관이에요. 버려진 것처럼요.
여기서 끝낼 문제가 아니라 더 크게 얘기해야할 문제에요.
<공통 질문>
Q. 음악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
이 : 언젠가부터 목표를 잡으면 기대를 하게 되더라고요. 음악도 현재에 충실하게 하고 싶어요. 딱히 목표가 있다기보다 제가 지금 하고 싶은 것들을 열심히 해서 많이 보여드리고 그런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소 : 다 같이 하나가 되는 게 제일 큰 목표에요. 한국에서만 활동을 하다가 외국을 다녀보니까 메이저 시장은 자극적인 걸 좋아하지만 진짜 음악 사랑하고 문화를 사랑하는 이들이 하고 싶어 하는 얘기는 결국 하나였어요. 이런 방향을 가는 사람들과 같은 라인에 서고 싶어요. 제가 존경하는 사람들과요.
Q. 같은 라인에 서고 싶은 사람은.
소 : 요즘에는 카니예 웨스트요.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전에는 강하고 내가 최고라는 느낌이었는데 요즘에는 가족들 얘기도 많이 하고 바뀌었어요. 그리고 찬스 더 래퍼라는 신인이 있는데, 이 사람은 앨범 7장을 돈 받고 팔아본 적이 없어요. 앨범 하나도 안 팔고 투어만으로 사람들이 찾아와 주는 게 너무 고맙고 그걸로 내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있고, 이 기운이 전 세계 사람들에게 퍼졌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이런 얘기를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런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이 사람들은 먼저 가고 있는 거고, 저는 같이 갈 사람들을 구해서 뒤 따라 가는 거죠. 인류의 역사를 이끌어 온 것도 예술이거든요. 어쨌든 목표는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싶어요. 그래야 지금하고 있는 것들이 보람 있을 것 같아요.
이치원&소울원
Q. 5년 후의 미래.
이 : 5년이면 불혹인데, 이건 옛날부터 생각했던 건데, 제가 좋아하는 일 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베풀면서 살 수 있었으면 해요. 삶의 여유가 많이 느껴졌으면 좋겠어요.
소 : 저는 5년 후에는 30대 후반인데, 그 때가 되면 다음 세대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될 것 같아요. 나중에 제 자식들이 ‘이건 뭐에요?’라고 물었을 때 멋지게 대답해줄 수 있는 정신이 똑바로 잡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이 정신이 다음 세대한테 올바르게 물려지고, 더 업그레이드되어서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다행히도 아버지께 마인드를 잘 받고, 더 업그레이드 시켰어요. 제 자식도 그랬으면 좋겠고, 그 다음, 다다음 세대도 제 자녀를 보고 좋은 쪽을 봤으면 좋겠어요. 5년 뒤에는 더 똑똑하고 사람들이 더 멋있게 볼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죠.
Q. 음악인을 꿈꾸는 이들에게 한 마디.
이 : 음악인을 꿈꾸고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것은 기쁜 일이에요. 사실 요즘에는 자기가 뭘 하고 싶어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요. 하고 싶은 게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쁨이죠. 지금도 그런 경향이 있지만 예전에 실용음악 쪽으로 가는 게 유행처럼 번지던 때가 있었잖아요. 이런 걸 잘 구분했으면 좋겠어요. 진짜 하고 싶은 것과 유행처럼 남들 다 하니까 하고 싶은 건지. 냉정하게 잘 생각해보고.
그리고 음악은 다른 분야랑 다르게 타고난 게 조금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해도 안 된다 싶으면 과감하게 포기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물론 저는 붙잡고 레슨비 받으면서 희망고문하면 돈은 벌 수 있죠. 하지만 그건 사기꾼이잖아요. 마음이 상할지언정 이런 경우에는 말을 해요. 굳이 음악을 직접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음악 산업에는 많은 일들이 있으니까 넓게 생각했으면 해요. 그리고 미디를 배우고 싶다면 인스타그램에 제 연락처가 있으니까, 언제든 문자 주세요.(웃음)
소 : 저도 형들이 멋있어 보여서 시작했거든요. 그런 마음으로 시작하는 친구들이 많을 거예요. 하지만 재능이 없으면 정말 목숨을 걸 정도로 할 각오가 없다면 시작하지 마세요. 재능이 있는 친구들은 열심히 하는 재능을 타고났다고 생각해요. 어린 친구들이 6~7시간씩 화장실도 안가고 피아노만 치고, 잘해서 천재가 아니라, 6시간씩 앉아서 할 수 있다는 게 천재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할 마음이 없다면 안 하는 게 낫고요. 해주고 싶은 얘기는 너무 겉만 따라가지 않았으면 해요. 특히 음악 역사 공부도 좀 하세요. 소울 음악 좋아한다는 애들이 마빈 게이도 모르고, 뮤지크 소울 차일드가 최고라고 하고. 물론 뮤지크 소울 차일드도 잘 하지만 이 사람도 마빈 게이, 제임스 브라운을 듣고 자랐는데... 역사 공부를 했으면 좋겠어요.
요즘 유행하는 것만 따라하지 말고, 요즘 안타까운 건 저희 회사에 있던 키스에이프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잖아요. 그 친구는 잘 했어요. 근데 많은 친구들이 그 친구를 따라하고 있어요.
다들 ‘스쿼드(Squad) 스쿼드’를 외쳐요. 혼자 나와서 스쿼드라고 해요. 스쿼드는 9명의 팀, 프랜드쉽을 스쿼드라고 하는 건데, 모르니까 막 하는 거잖아요. 모르면 안 했으면 좋겠어요.
모르면 안 했으면 좋겠어요. 만날 비트 빼면서 ‘이렇게~ 느리게~ 하다가~ 나는 빠르다 빠르다!’ 이런 식이니까... 다 이래요. 랩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프로듀서, 소울 음악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알고 했으면 좋겠어요.
이 : 그래서 저는 일부러 학생들에게 옛날 음악을 많이 들려줘요.
소 : 요즘에는 너무 쉽잖아요. 인터넷에 치면 출생연도, 출생지부터 모든 게 다 나오는데... 저는 어릴 때 시디 부클릿에 나와 있는 게 전부였거나, 외국 사이트 들어가서 영어 사전 뒤져가면서 봤는데, 요즘에는 너무 쉬워서 더 안하는 것 같아요.이 사람들이 이런 삶을 살아서 이런 음악을 하는 거지, 이런 옷을 입고 목소리를 낼 수 있어서 이런 음악을 하는 게 아니거든요.
Q. 이치원에게 소울원이란.
이 : 저한테 소울원은 비글이에요. 말 엄청 안 듣고, 보기에는 예쁜데 같이 놀면 즐겁지만 한 번씩 제어가 안 되는 부분? 그런 느낌이에요.
Q. 소울원에게 이치원이란.
소 : 제가 아는 프로듀서 중에 제일 부지런하고 열심히 하는 형이에요. 저보다 형이지만 친한 친구 같아요. 정신적 교감도 있고 너무 비슷하고, 서로 안 맞는 부분도 있지만 너무 열심히 하고 제 단점을 보완해주는 필요한 형이에요. 부지런함의 아이콘이죠. 성실하고 마음도 넓어요.
Q. 추후 활동 계획.
이 : 저는 소울원이랑 팀 활동을 계속하면서 정규 앨범까지 낼 예정이에요. 그리고 트라이엄프라는 친구와 5곡정도 낼 생각이에요. 개인 앨범은 전혀 생각이 없고요. 그 외에는 캔 엔터테인먼트라는 곳에 베이비(Bay.B)라는 가수가 있어요. 이 분들이 계속 제 곡을 하고 있는데, 이 분들 미니앨범이 나오면 거의 제 곡일 거예요.
이 인터뷰를 보시는 분들 중에 음악을 하는 분들. 저랑 작업을 할 생각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연락주세요. 저희 같은 인디 뮤지션들 사정이 넉넉지 않은 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까, ‘언프리티 랩스타’에 나왔던 헤이즈의 ‘내 남자친구가 고맙대’ 이 것도 제가 편곡을 했었는데, 딱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선에서 하고 있으니까 큰 걱정 말고 연락주세요.
많은 사람들과 작업하고 싶어요. 서로 품앗이처럼 작업을 해주면 되니까, 연락은 인스타그램으로 주세요.(웃음)
소 : 저도 많은 분들과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네이버에 소울원 치면 SNS 주소 다 나오니까 컨택해주세요. 1월 안으로 솔로 정규가 나올 것 같아요. 2, 3년 준비한 거니까 기대하셔도 좋고, 이치원 형하고는 계속 앨범 준비를 하고 있어요.
얼마 전 일본에 가서 ‘카’라는 프로듀서를 만났는데, 같이 작업을 할 생각이고, 같이 작업하고 싶은 프로듀서가 있는데, 피셔맨이라는 고등학생이에요. 얼마 전 트위터로 음악을 들어달라고 연락이 왔는데, 너무 좋아서 그 친구랑 같이 믹스테잎을 낼 생각이에요. 워낙 트렌디하고 잘 만들어서 좋아요.
Q. 마무리 인사.
이 : 너무 진지하게만 얘기해서 재미없을지도 모르는데, 편집장님이 재밌게 넣어주실 거예요.(웃음) 이 글을 보신 분들은 저희 음악 한 번씩 들어보시고, 인디에는 좋은 음악, 안 알려진 사람들이 많아요. 공부까지는 아니어도 찾아 듣는 시간을 가져보셨으면 해요.
좋으면 SNS로 좋은 얘기를 해주시는 것도 정말 큰 힘이 되고, 앞으로 더 좋은 음악을 할 수 있게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소 : 오늘 인터뷰 좋은 얘기 많이 나와서 좋았고, 이치원 형 말대로 관심을 가지세요. 자기 자신만 생각하지 말고 남들이 어떻게 사는지, 여러 직업을 가진 분들이 있는데, 무조건 욕하고, 칭찬하지 말고, 그 사람이 어떻게 살고 있고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관심을 가지세요.
저희의 음악을 듣고 ‘구리다’, ‘별로다’라고 생각하는 건 좋지만 이 인터뷰를 보시는 분들은 저희가 어떤 마인드로 음악을 하는지 전달이 됐을 거라고 생각해요. 같이 소통하고 대화하면서 어떤 노래를 저희가 해야 할지 여러분이 만들어 주셨으면 해요. 감사합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치원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the_eachone/
소울원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soulone1/
인터뷰/ 안지수
사진/ 이민우
편집/ 안지수 jisoo496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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