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일진(Hiphop ILL ZINE) x 인터뷰파인더(Interview Finder)
이들을 두고 혹자는 전통힙합이라고 혹자는 언더힙합을 대표한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그 어떤 수식어가 필요 없이 그 이름만으로 모든 것이 설명되는 크루, '비스메이져(Vismajor)'. 힙합을 본인의 삶이라 말하고 사랑과 같다고 정의한 딥플로우, 넉살, 던밀스와의 유쾌한 만남에서 왜 그들이 정통힙합의 대표자라고 불리는지 알게 알 수 있었다. 오랜 시간동안 힙합씬 안에 있었음에도 끝없이 음악을 탐구하고 스타일을 연구하는 그들의 모습은 앞으로도 이어질 그들의 행보를 더욱 기대하게끔 한다.
Q. 인사와 간단한 소개 부탁드릴게요.
딥플로우(이하 딥) : 안녕하세요. 비스메이져 컴퍼니를 운영하고 있는 래퍼 딥플로우입니다.
던밀스(이하 던) : 안녕하세요. 던밀스입니다. 비스메이져 소속이고, 앞으로 여러 음악을 보여줄 생각이에요. 반가워요.
넉살(이하 넉) : 안녕하세요. 넉살입니다. 비스메이져 소속이고, 많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Q. VMC 다른 멤버들의 소식에 비해 ‘딥플로우’와 관련된 뉴스는 최근 많지 않았어요. 어떻게 지내셨나요?
딥 : 앨범 작업을 하고 있었어요. 크루, 레이블 식구들 앨범 만들 때 프로듀싱, 디렉팅도 도와주고 있었고요. 또 저의 능력치 중 하나인 뮤직비디오 제작이 있어서 뮤직비디오, 앨범 제작도 하고 있었어요.
Q. 정규 3집 ‘양화’의 제작을 발표하신지 꽤 시간이 지났어요. 많은 리스너들이 기다리고 있을 텐데, 언제쯤 들어볼 수 있을까요?
딥 : 온라인 발매일이 4월 13일, 오프라인 발매는 17일이에요.
Q. ‘양화’ 작업 발표 당시 ‘이것이 마지막 정규앨범이 될 수도 있다.’ 라고 하셨는데, 지금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딥 : 정규 2집 이후로 3년 만에 내는 앨범이에요. 제 작업 방식이 피곤한 스타일이에요. 저는 미리 트랙 순서, 컨셉을 잡아놓는데, 이걸 조립하다가 맞지 않으면 계속 고치고 바꾸고 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작업이 엄청 더뎌요. 당시에는 작업이 너무 피곤했죠. 제 이야기를 담는 건데, 30년 정도 살면서 생각한 이야기를 다 담아서, 이게 끝나면 ‘어떤 걸 해야 하지?’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또 하고 싶은 게 생기고, 동기부여가 되더라고요. 마지막 앨범은 취소에요.
Q. 다양한 관심 분야가 있는데, 뮤직비디오 부업을 한다고 했는데, 작업했던 뮤직 비디오 중 기억에 남는 건?
딥 : 저는 식구들 뮤직비디오를 많이 제작했어요. 던밀스, 넉살, 우탄 것도 제작했어요. 오디의 뮤직비디오도 만들었고요.크루 멤버들 것은 거의 다 했어요. 멤버들과 함께한 작업이라 모두 기억에 남고 재밌는 작업이었어요.
Q. 뮤직비디오 제작을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딥 : 처음 제작을 한 이유는 제작비 절감 때문이었어요. 외주에 맡기게 되면 제작비가 너무 부담돼서... 전공이 애니메이션이에요. 콘티 작업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에서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Q. 딥플로우라는 이름을 쓰기 전에는 a.k.a. 639로 활동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본격적으로 씬의 플레이어가 되신 과정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빅딜 이전에도 639가 있었잖아요.
딥 : 이건 정말 오래 전 이야기네요. 기억은 잘 안 나지만... 639를 비슷하게 썼었죠. 인터넷 아이디 같은 느낌이에요. 이름이 류상구니까 육삼구. 비슷해서... 가끔씩 뮤직비디오 촬영할 때 딥플로우로 하면 사람들이 선입견을 가질까봐, 티 안 나게 639로 표기하는 거죠. 씬의 플레이어라는 건 자격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떤 건지 잘 모르겠지만, 20대 초반에 빅딜을 하면서 공연 활동과 음반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딱히 어떤 계기가 있진 않았어요.
Q. 역시 딥플로우란 이름이 알려지는데 빅딜을 빼놓을 수 없어요. 아직 레이블이란 개념이 활발하던 시기는 아닌데, 어떤 계기로 그런 ‘하드코어 힙합’ 레이블이 생겨났나요?
딥 : 저희가 처음부터 ‘하드코어 힙합 레이블을 만들자!’ 해서 만든 건 아니에요. 저희가 강한 음악을 하니까 사람들이 ‘하드코어 힙합 레이블이다.’ 라고 만든 거죠.
Q. 빅딜에 대한 팬들의 호응은 뜨거웠지만, 실제 레이블이 해쳐나가야 했던 여건은 마냥 탄탄대로는 아니었을 것 같아요.경제적인 점도 당연 문제였겠지만, 레이블 내적으로 멤버들에게 다른 고민거리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딥 : 이것도 굉장히 옛날 얘기네요. 요약하면 각자 추구하는 게 달랐어요. 멤버들 서로 추구하는 게 다르고, 애초에 뜻 맞는 사람들끼리 음악을 하려고 만난거지, 음악 비즈니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지는 몰랐고, 어떤 사람들은 나가고 다들 뿔뿔이흩어졌어요.
Q. 딥플로우의 ‘나스 사랑’은 오래 전부터 유명했는데, 나스란 뮤지션이 딥플로우에게 어떤 존재인지?
딥 : 사람들은 소중한 것을 표현할 때에는 어떤 수식어를 붙여도 맘에 안 들잖아요. 그런 느낌이에요. All Time Favorite.굉장히 핫한 신인이 등장해도 ‘진짜 멋있네! 라는 생각만 들지. 이상형 월드컵을 하면 무조건 나스에요. 좀 과한 느낌이겠지만, 어릴 적부터 상징적 우상이었기 때문에 변하지 않아요. 나스는 상징적이기 때문에 변할 수가 없어요.
Q. 요즘 본토 씬의 젊은 뮤지션들 중에선 누구의 음악을 즐겨 들으시는 편인가요?
딥 : 저는 이것저것 음악을 많이 들어요. 작년에는 조이배드애스(Joey Bada$$), 빅크릿(Big K.R.I.T), 제이콜(J Cole)의 음악을 많이 들었어요. 제가 지금 해석하는 힙합은 그런 장르에요. 힙스터적인 성향이 큰 장르에요. 요즘 사람들이 열광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요즘 멋있는 힙합이 무엇인지, 알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공부하는 느낌이 아니라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으로서 듣고 좋아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좋은 게 뭔지 찾고, 자극받고. 또 시간이 지나면 다른 음악으로 바뀌고. 힙합이라는 장르가 갖고 있는 고유의 성질이에요.
Q. 요즘에 너무 다양하게 많다보니까, 가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예를 들면 음식이 너무 많으면 편식을 할 수 있는 것처럼,다양하게 듣지 않고 가려서 듣는 사람들도 있는데?
딥 : 저도 가리는 편이에요. 듣는 것과 좋아하는 건 다르잖아요. 가끔 정말 와 닿지 않는 걸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면 의아하지만 분명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걸 못 느끼면 뒤처지는 것 같고 싫어서 사람들이 왜 좋아하는지 이해를 하게 되요. 던밀스도 3년 전이었다면 ‘우~’라고 했을 거예요. 하지만 지금은 던밀스가 갖고 있는 매력이 뭔지 정확히 알고 있어요. 계속 바뀌고 있어요.
Q. 열려서 받아들여야 다양해지는데, 유난히 가리고 새로운 걸 찾지 않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딥 : 자기가 편식을 하는 스타일이라면 자기가 좋아하는 걸 계속 듣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저 같은 경우 레이블을 운영하고 있고, 뮤지션이니까. 요즘 추세, 경향, 위험 분석 등을 해야 하니까 광범위하게 이해하고 소비해요. 그냥 듣기만 한다면 좋아하는 것만 들어도 된다고 생각해요. 근데 많이 듣는다면 그만큼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행복해지겠죠? 잔재미를 많이 느낄 수 있죠. 한 가지만 들으면 권태로워지고, 질리게 되요. 그러다보면 힙합을 안 좋아하게 되는 거죠.
Q. VMC 멤버 외에 눈 여겨 보고 있는 국내 신인 뮤지션이 있다면?
딥 : 저는 제 취향이 광범위하지만 그 중에서 가운데에 속한다고 생각해요. 전부터 ‘얘 잘 될 거 같다.’라고 생각하면 그 친구가 주목을 받더라고요. 이런 걸 볼 때면 저는 ‘굉장히 객관성 있고 표준의 규격 취향을 갖고 있다.’라고 생각해요. 그 중에서 같이 하고 싶은 친구들은 이미 비스메이져에 함께 하고 있어요. 최근에 넉살의 경우 외부 뮤지션이었는데, 러브콜을 보내서 불렀어요. 정말 지나가면서 인사만 하는 사이였는데, 너무 예뻐서 꼬시고 싶은 여자처럼. 꼬시고 싶은 여자와 사귀는 느낌이에요. 씨잼, 키스에잎처럼 최근 잘 나가는 언더 신인들은 다 좋아요.
Q. 딥플로우하면 요즘 또 유명한 게 쉴 새 없이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먹방인데요. 본인에게 야식가의 기질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딥 : 저는 제 라이프 스타일이 저녁에 시작하기 때문에 새벽에 먹는 게 야식은 아니에요. 보통 아침을 평균 7~8시에 자는데, 3시쯤 밥을 먹는 게 야식은 아니죠. 저녁이죠.
Q. 한 때 다이어트 선언도 하신 걸로 기억하는데, 실패인지?
딥 : 작년 초에 31살이었는데, 내 나이만큼 감량을 못하면 ‘은퇴하겠다.’라는 똥글을 썼는데, 저번 달 2015년이 되기 하루 전에 누군가 캡쳐해서 보냈어요. ‘어떻게 된 거냐’고... 모든 걸 지웠어요.
Q. 던밀스의 2014년 후반기는 거의 폭풍과도 같았습니다. 정규 1집 이후 빈지노, 지코와의 작업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2연타였는데요. 각 작업은 어떻게 이루어지게 되었나요?
던 : 일단 빈지노 형은 ‘88’이라는 곡을 듣고 제 연락처를 알아내서 연락이 와서 이루어진 작업이에요. 지코는 제 ‘강백호’를 듣고 연락이 왔어요. 오케이션 형과는 이번에 함께 했는데, 전부터 좋아하는 형이었어요. 피처링 부탁을 했는데 흔쾌히 승낙해주셨어요. 형도 곡을 마음에 들어 하시고, 뮤직비디오 촬영까지 참여해주셨어요.
Q. 호흡적인 부분은?
던 : 세 사람 중에서 같은 공간에서 녹음한 건 빈지노 형 밖에 없어요. 이 형과의 호흡은 굉장히 잘 맞았어요.
Q. 2015년 1월 ‘화끈한 화요일’이라 해서 일주일 간격으로 세 개의 싱글을 발표 하셨는데요. 각 싱글에 대해서 스스로 코멘터리를 붙인다면?
던 : 이 노래들을 준비하면서 어떻게 공개할까 했어요. 작년에 비스메이져에서 나온 작업물이 많은데, 사람들은 비스메이져 작업물이 별로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 1월 달부터 내보자해서 내게 되었어요. 피쳐링도 많이 하고, 작업물이 없다는 오명을 씻고 싶었어요.
코멘터리를 붙인다면 ‘빠~에는’의 경우 영화 ‘품행제로’를 다시 보다가 류승범이 화를 내면서 ‘이렇게 살 바에는 다 때려치워라!’ 라는 부분에서 ’빠~에는‘이 되었어요. 사실 ’88‘같은 곡을 또 하고 싶었어요. (웃음)
‘바람난 던밀스’는 예전에 황마K 이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얘가 뭘 하겠어’라고 생각했는데, 던밀스로 잘 되니까 주변에서도 알아보고. 이런 감정을 쓴 곡이에요.
화합은 제가 게시판을 자주 보는데, 제 인생의 반도 모르면서 막 욕을 하시는데, 이런 것들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만든 곡이에요. 비트가 너무 길고 지루할거 같아서 피쳐링으로 씨잼과 오케이션 형이 참여했어요.
Q. 터프 쿠키의 가사를 보면 ‘Yeah I Made It' 이라는 구절이 유독 강조 되거든요. 자작 녹음 게시판에 곡을 올리던 황마k가 몇 년 만에 이렇게 될 줄 상상한 사람은 정말 드물 거예요. 스스로 어떤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지?
던 : 황마K에게 있어서 작업 게시판이 유일한 돌파구였어요. 다른 사람들에게 곡을 들려줄 수 있는. 저는 해외에 있어서 공연을 보러간다던지, 국내에서 공연을 하지 못했어요. 진짜 열심히 했는데, 사람들이 저를 보고 ‘인맥 힙합’이라고 많이 하더라고요. 어디를 보고 인맥 힙합이라는 건지... 알지도 못하면서 인맥 힙합이라고 하지마세요. 열 받으니까... (웃음) 혼자 집에서 믹스테잎 만들고 여기저기 다 들려주고 보여주고, 상구 형이 있는 비스메이져에 들어와서 더 열심히 하고 있어요. 자부심을 느끼는 것보다 안주하지 않고 더 욕심이 나요. 더더더 열심히 할게요. 던밀스 많이 기대해주세요.
Q. 2013년 나왔던 ‘귀가’를 들어보면 2014년과는 전혀 다른 감성의 던밀스가 느껴지는데요. 귀국 이후 음악 활동을 본격적으로 하는데 있어 겪은 심적 부담이 담긴 곡이었는데, 직접적으로 어떤 어려움을 느꼈는지 궁금해요.
던 : 제가 캐나다에서 올 때 ‘한국에 가면 내가 무조건 최고다!’라고 생각했어요. 자만심이 넘쳤죠. ‘누가 나를 거부하겠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랩 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는 걸 느꼈죠. 주변에 잘하는 어린 친구들도 많았고요. ‘제가 아무것도 아닌가? 라는 생각까지 들고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어요. 그러다 상구 형에게 전화를 했는데 술 한 잔 하다가 이렇게 되었어요.
Q. 최근 던밀스의 음악은 마초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하고 유쾌한 느낌의 캐릭터가 담겨 있어요. 현재의 음악이 본인의 실제 모습을 가장 잘 표현해주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던 : 음악에서 잘 표현되고 있어요. 음악이 제 실제 모습이에요.
딥 : 이 친구는 실제 모습과 음악이 매칭이 가장 잘 되는 사람이에요.
Q. 앞으로 ‘다른 느낌 다른 감성의 곡을 들려준다.’ 가정하면 혹시 어떤 음악을 시도해 보고 싶은지 궁금해요.
던 : 아직까지는 있는 그대로 하고 싶어요. ‘이런 걸 시도해야지’가 아니에요. 살다보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 또 다른 가사거리가 나오겠죠? 얼마 전 중국에 다녀왔는데 화장실에 문이 없었어요. 이런걸 보면서도 영감을 받으니까... ‘이런 스타일은 꼭 해야지’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경험한 일을 대입해서 해요. 그리고 멍청한 곡들을 하는 횟수는 줄이고 랩 잘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려 해요.
Q. ‘주먹이 운다.‘ 출연이 많은 화제가 되었는데, 본인에게 어떤 추억으로 남았는지, 또 실제 격투기 경력이 얼마나 있으신가요?
던 : ‘주먹이 운다.’ 관련해서 저에게 남은 추억이 없어요. 괜히 나갔다는 생각뿐이에요. 실제 격투기 경력은 작년 4월 달부터 했어요. 물론 비하인드 스토리는 있죠. 격투기를 두 달 정도 배우고 스파링을 했는데, 저보다 경력자였는데 제가 압도했어요. 이 때 이런 생각을 했죠. ‘역시 격투기는 배우는 것보다, 타고난 게 중요하구나.’ 라고요. ‘주먹이 운다.’에 나가면 우승할 것 같다는 자만도 했어요. 중요한건 여기에요.
그 전 날 빈지노 형이 파티를 하는데, 같이 ‘미쳤어’를 하자고 연락이 왔어요. 새벽 2시쯤에 공연을 했죠.
아침 7시까지 일산으로 와달라고 해서 가서 촬영을 했어요. 잠을 못자고 간 거죠. 물론 컨디션 조절을 못 한 제 탓이죠. 근데 촬영 전에 스파링을 하다가 니킥을 맞고 갈비뼈를 다쳤는데, ‘설마 맞겠어?’라고 생각했는데 맞고 ‘악’ 소리가 나왔어요.근데 이 때 ‘악!’ 이게 아니라 ‘윽’이었는데 바로 끝나더라고요. 저도 몇 대 때렸는데 다 편집되고, ‘악!!!’하고 엄청 크게 소리 낸 거처럼...
다음에 나간다면 우승을 목표로 나갈거에요. 그 때 상황 봐서 된다면 나갈 생각이에요.
Q. 넉살은 코드쿤스트 앨범 ‘Novel’에서 ‘Organ’이 가장 많이 회자된 트랙 중 하나였는데, 얼마 전 에디슨에서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추기도 했고요. 코드쿤스트라는 뮤지션과는 어떻게 인연이 닿게 되었나요?
넉 : 지금 코드쿤스트가 크루 리짓군즈에서 활동하는데, 이 크루에 뱃사공, 블랭타임, 제이호, 해파리 형 등이 있어요. 블랭타임 덕에 연이 닿아서 함께 작업하게 되었어요.
Q. 코드쿤스트와의 호흡이 잘 맞는 편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넉 : 잘 맞아요. 사실 코쿤(코드쿤스트)의 첫 인상이 제가 좋아하는 타입의 프로듀서가 아니었어요. 곡 안의 공간 배치도 너무 다르고, 소스도 기존 국내에서 쓰던 것도 아니었어요. 제가 알던 것들과 너무 달랐어요. 저는 샘플링을 위주로 만든 비트를 좋아했는데... 처음엔 어려웠죠. 작업도 오래 걸리고... 근데 하다보니까 정말 잘 맞더라고요. 새로운 스타일인데도‘얘가 나랑 잘 맞는구나.’ 라고 느꼈어요. 앞으로 코쿤의 수록곡에도 참여할 거고, 제 곡에도 코쿤이가 참여할 거예요. 다른 프로듀서들이 생각지 못하는 부분을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Q. 많은 리스너들이 넉살을 가장 기대되는 신예, 혹은 유망주로 뽑곤 해요. 그런데 넉살은 지금 신예라 불리는 그 어떤 MC보다 인고의 시간을 많이 거친 뮤지션이기도 하거든요. 퓨처헤븐 때부터 짚어보면 ‘주목 받는 신예’로 불리기까지 정말 많은 걸 헤쳐 온 셈인데요. 지금 본인의 위치, 그리고 기대에 대해 어떤 자각을 갖고 계신가요?
넉 : 퓨처헤븐 때 20살이었는데... 그 때는 힙합플레이야가 제일 컸고 진입 장벽이 엄청 높게 느껴졌었어요. 피쳐링도 하고, 솔로 활동, 군 제대 이후 생각해보니 자각 이런 건 잘 모르겠어요. 20대 초반 이때는 이때만 할 수 있는 음악이 있었고,지금은 지금만이 낼 수 있는 목소리와 음악이 있을 뿐이에요. 음악적 위치가 어떻고, 무언가를 자각하고 ‘이런 가사를 써야해’ 이런 건 없어요. 요즘에 정말 많은 사건들이 일어나잖아요. 29살인 제가 느끼는 것들이 음악으로 나올 뿐이에요.
Q. (던밀스, 넉살에게 모두 해당) 혹자는 두 뮤지션의 이전 활동 경력을 두고 ‘신예’라는 표현에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내기도 하는데, 두 분에겐 묘하고도 복잡한 단어일 수도 있을 거 같아요. 본인들에게 ‘신예’라는 표현이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요?
넉 : 저는 얼굴이 항상 젊고 팔팔하기 때문에 신예가 맞아요. (웃음) 어떤 기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신예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성립이 안 되어서죠. 뮤지션을 봤을 때 딱 떠오르는 무언가가 없기 때문에 신예라는 타이틀이 붙는다고 생각해요. 톡 쏘는 공격적인 하이톤이 듣고 싶을 때 제가 떠오른다면 저는 신예가 아니겠죠. 이 신예라는 이름은 저희가 만드는 게 아니라 리스너 분들이 생각하는 거니까... 열심히 해서 타이틀을 없애는 게 좋겠죠.
Q. 레이블 VMC에 입단했지만 이전부터 넉살은 크루 ‘게릴라즈’의 멤버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요. 게릴라즈라는 크루와는 언제 어떻게 함께 하시게 되었죠?
넉 : 게릴라즈는 뉴챔프 형이 만든 크루에요. 뉴챔프 형이 뉴블락 베이비즈로 활동할 때 잘하는 새로운 사람들과 하고 싶다고 해서 만들었어요. ‘랩 잘하는 사람들끼리 시너지를 내보자’ 한 거죠. 뻔한 얘기지만 만나서 공연하고 서로 곡 듣고, 술 한 잔 하면서 친해졌어요.
Q. 넉살이란 MC 특유의 타이트함에 매료된 리스너가 정말 많은데요. 지금 본인의 스타일을 갖추게 되기까지 영감을 준 음악이나 뮤지션이 있다면 들어보고 싶어요.
넉 : 제 랩 스타일과 톤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에요. 저는 오디처럼 낮은 저음을 좋아해요. 제가 잘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맞춰서 하고 있지만 제 톤을 좋아하지는 않아요. 커먼센스(Common Sense)를 처음 듣고 랩을 시작했어요. 블랙스타(Black Star), 엠에프 둠(MF Doom)도 좋아했어요. 이들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랩 스타일적인 면에서는 저 혼자 만들어냈어요. 중학교 때 노래방에서 모든 랩을 할 수 있었어요. 그 때도 하이톤이였는데 개코, 타이거JK를 많이 따라했어요.
[공통 질문]
Q. 많은 10대 ~ 20대 학생들이 힙합을 비롯해 예체능 쪽으로 꿈을 잡고 나아가고 있어요. 이들에게 충고 및 조언 한마디씩 해주세요.
넉 : 하려면 제대로 하세요. 미디어에 쫓기면 안돼요. TV, 무대에 나오는 겉모습이 전부가 아니에요. 기간이 오래 걸릴 수도, 짧을 수도 있어요. 다 달라요. 저는 작년부터 음악적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가사를 썼으니까, 10년이 걸렸는데, 그 사이에 같이 한 사람들이 무수히 많이 관두었어요. 어떤 일이든 적을 두고 뜻이 있다면 제대로, 끝까지 하길 바랄게요.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한다면 좋은 결실이 있을 거예요.
딥 :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아요. 특히 레슨생들한테요. 어린 학생들의 경우 ‘어떻게 해야 래퍼가 될 수 있어요?’라고 하는데,해주고 싶은 말은 ‘그냥 하면 돼요.’ 음악을 선택한다고 행복한 길이 될지 안 될지는 본인에게 달렸어요. 되고 싶은 것과 하고 싶은 것의 구분을 확실히 하는 것이 중요해요. 꿈이라는 건 되고 싶은 것과 하고 싶은 것이 합쳐져 있는데, 하고 싶은 것의 비율이 더 많아야죠. 되고 싶다고만 생각하면 행복함이 없을거에요. 이 두 개의 구분을 잘 하길 바라요.
Q. 마무리 인사.
저희는 비스메이져 딥플로우, 던밀스, 넉살이었습니다. 오늘 인터뷰 재밌었어요. 많은 인터뷰를 했었는데, 오늘처럼 재밌고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개인적으로 3월 달에 저 딥플로우의 앨범이 나오니까 기다려주세요. 엄청 좋을 거라고 자신하고 있어요.
던밀스, 넉살도 올해 많은 걸 보여줄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연관 검색어]
Q. VMC 멤버들도 ‘언프리티 랩스타’를 즐겨보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런 방송(쇼미더머니, 언프리티 랩스타 등)에 대한 생각은?
딥 : 예능 보는 거죠. 소재가 힙합인 예능이에요. 쇼미더머니는 시즌 4인데 힙합이다, 아니다를 따지는 건 이미 지났어요.잘하거나 못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웃긴 장면이 많이 나오고 얼마나 웃기느냐가 초점이 맞춰진 재밌는 프로그램이에요.
Q. VMC에게 힙합이란?
딥 : 힙합은 이렇게 질문하면 안 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런 것이 힙합이에요. 사랑처럼. 예를 들면, 사랑은 죽기 직전에 물어봐야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야 제일 근접한 대답이 아닐까?’ 하는 거죠. 신성시 여기는 건 아니지만 말로는 정의할 수 없는 거예요.
던 : 많은 한국 사람들이 힙합하면 랩, 음악이라고만 생각해요. 제가 생각하는 힙합은 정말 많아요. 제가 힙합을 처음 접한 게 토론토에서 흑인들이 머리 밀고, 큰 바지 입고 멋있는 음악 듣는 거였어요. 여기서 매력을 느낀 거죠. 힙합은 엄청나게 커요. 쉽게 정의할 수 없는... 제가 살아가는 게 힙합이에요!
넉 :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사람이 죽기 직전에 대답할 수 있는 것처럼 무한히 변하고,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유동적이고.어떤 때는 이런 게 힙합, 이런 때에는 이게 힙합이 될 수 있는 거죠. 제가 힙합을 그만 둘 때까지 배워가는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의하기는 어려워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 : 이우정, 박은영
편집 : 안지수 jisoo4961@naver.com
딥플로우 트위터 : https://twitter.com/Deepflow39
던밀스 트위터 : https://twitter.com/donmills1988
넉살 트위터 : https://twitter.com/nucksal
힙합일진 : www.facebook.com/hiphopillzine
인터뷰파인더 페이지 : www.facebook.com/interviewfi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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