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일진(Hiphop ILL ZINE) x 인터뷰파인더(Interview Finder)
무대의 숨결을 사랑하는 이들이 있다. 청중과 아티스트가 함께 호흡하는 그 순간, 그들은 첫 숨을 토해냈다. 자신들을 '무대에서 태어나고, 무대에서 만들어졌다'고 말하는 그 눈빛 속에는 약 17년의 확고한 길이 담겨져 있었다. 힙합씬에 '숨결의 장'이 다시 열리길 바라는 가리온은 미디어의 뒤편에서 자신들의 방법으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가리온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어릴 적 가리온을 무대 아래에서 올려다보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들은 행복했고, 빛이 났다. 지금은 잊고 있었던, 학창시절 그 때 왜 힙합을 좋아했었는지 기억했다. 자신들이 힙합에 대해 가진 애정을 확고하게 표현하며 때로는 꼰대가 되길 마다하지 않는 그들 때문일까, 인터뷰를 마치고 나는 왜인지 힙합이 더 아름답다고 느껴졌다.
왼쪽부터 가리온 MC메타, 나찰
가리온 인터뷰 영상 1부
가리온 인터뷰 영상 2부
가리온 인터뷰 영상 3부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소개 부탁드릴게요.
MC 메타 (이하 메) : 안녕하세요. 가리온의 MC 메타입니다.
나찰 (이하 나) : 안녕하세요. 가리온의 나찰입니다.
Q. 최근 근황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메 : 최근에 공연 활동하며, 열심히 살고 있어요.
나 : 작업하며, 딸아이와 놀며 지내고 있어요.
Q. 최근 몇 년간 불어나고, 새롭게 유입된 힙합 팬들에게 가리온은 어쩌면 조금 '막연한 레전드'일지도 모르는데... 이 오랜 행보의 시작에 대해 간단히 설명 해주세요.
메 : 98년에 데뷔해서 17년 정도 되었어요. 그 때는 지금처럼 힙합씬이라고 말할 상황이 아니었죠. 그 때 당시의 랩 음악은 지금이랑 많이 달랐어요. 우리가 듣고 싶은 음악을 대중음악에서 찾을 수 없으니까 ‘우리가 만들자’라고 하게 된 게 시작이었어요. PC 통신을 기반으로 활동하던 동호인들이 음악을 만들고 같이 했어요. 음감회 형태가 있었는데, 카페를 빌려서 신보를 듣고 끝나면 우리끼리 공연도 하고요. 저희 나름의 소규모 움직임이었어요. 그리고 신촌에 마스터 플랜이 생기고 거기서 인연을 시작으로 작은 씬이 형성되었죠. 래퍼 뿐 아니라 DJ, 비보이, 그래피티 라이터도 많았어요. 물리적 장소가 생기고, 사람들이 모였어요. 그러면서 저희는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힙합 1세대’라는 움직임으로 보이게 되었죠.
나 : 근 20년이 지났지만 똑같아요. 음악을 시작했을 때처럼 불만, 욕구, 좋아하는 사람들, 공연장, 클럽, 인터넷(그 당시PC 통신) 다 똑같아요. 달랐던 것은 초창기였으니까 더 깊이 파고들었다는 거예요. 음악 외적으로 도요. 미국에서 흑인들이 왜 이렇게 만들고, 라이프 스타일로 되었을까 하는 것까지 파고들었어요. 그 때는 몰랐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인터넷 검색을 하면 잘못된 정보가 나와도 많은 사람들이 진짜처럼 받아들이고, 탐구를 하지 않은 것이 매우 안타까워요.
Q. 가리온의 최초 결성 당시엔 이름이 달랐다고 하는데, 사실인가? 그렇다면 가리온이란 이름은 언제부터 쓰게 되었는지?
메 : 원래 가리온이 맞는데, 주석, 나찰과 함께 ‘아웃라임즈’라는 이름으로 아주 잠깐 활동을 했어요. 주석과 마스터 플랜에서 활동을 했는데, 나찰과 먼저 가리온을 결성하고 주석도 함께 뭔가 해보자 해서 만든 게 아웃라임즈에요. 얼마 지나지 않아 없어졌어요.
Q. 모두의 마이크에 대해서 ‘클럽 마스터 플랜의 뒤를 이을 공간’이라고 얘기한 적이 있다. 과거에는 뮤지션들의 활동이 클럽이라는 오프라인 위주였는데, 지금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레이블의 성황, 온라인 활성화가 이루어지면서 오히려 이런‘성지’의 개념은 축소 되어버린 것 같다. 이런 ‘특화된 오프라인 공간’을 되살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메 : 온라인에서는 한계를 느꼈어요. 그 때 자료실에 자작곡을 올렸었는데, 녹음된 것만 듣다보면 호기심이 커져서 자연스레 라이브도 듣고 싶어져요. 만약 이런 부분들이 지속성을 가졌다면 저희가 바랬던 ‘건강한 형태의 씬’이 형성됐겠죠. 하지만 마스터 플랜이 없어지고, 2000년 초부터 파티 문화가 들어오면서 부비부비 댄스 같은 것들이 들어오면서 래퍼들이 설 자리가 줄어들었어요. 라이브, 슬러거처럼 많은 무대가 사라졌어요. 저희 가리온도 음반보다는 라이브 활동이 중심인 팀이에요. 그게 제일 자연스럽고 좋은 형태의 활동이죠. 그런데 창작물을 드러낼 공간이 사라졌어요. 오프라인은 없어서는 안 될 공간이죠.
나 : 메타 형이 인터뷰 때마다 표현하시는 건데, ‘가리온은 무대에서 태어나고, 무대에서 만들어졌다.’라는 말을 해요. 그만큼 힙합에서 무대는 중요한 거죠. 상대방을 비하, 폄하할 때 ‘방구석 MC’라고 표현하는데, 힙합은 즉흥적인 것들이 필요해요. 무대에서의 적응력도 필요하죠. 그런데 이러한 것들 없이 집에서 녹음 좀 해보고, 레코딩하고 소리 좀 만졌다고 래퍼가 되는 건 아니에요. 잘한다고 해서 가보니 실망한 사람도 많고요. 라이브에서 감동을 못 주니까 ‘아니다.’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어요. 음원에 비해 라이브 실력이 떨어지면 논란도 되고요. 음원 시장은 온라인이지만 중심을 두어야 하는 건 무대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오프라인 무대를 많이 확장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MC 메타
Q. 모두의 마이크도 이런 의도와 연관이 있는 건가?
메 : 그렇죠. 직접적인 연관이 있죠. 마스터 플랜 이전 PC통신 때부터 음감회 이후에 1인당 2~3곡씩 불렀어요. 누구든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오픈 마이크였어요.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하는 것이 힙합의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마스터 플랜 때도 마찬가지였고요. 누구나 자유롭게 할 수 있었어요. 저희 포지션은 래퍼잖아요. 래퍼에게 무대는 중요해요.그렇기 때문에 항상 유지하려고 해요. 과거에는 파티가 아니면 사람들이 안 오니까 파티를 했어요. 춤을 추는 파티와는 다르죠.
쇼미더머니 1이 끝난 후 엠넷에 두 가지를 제안한 적이 있는데, 첫 번째는 무대였고, 두 번째는 페스티벌이었어요. 래퍼는 계속해서 늘어나는데 무대가 없었고, 재즈, 락, 일렉트로닉은 페스티벌이 있는데, 힙합은 없을까 해서 제안하게 되었죠. 자세한 사항은 엠넷이 조정하고 무대를 원했기 때문에 공간만 제공해주길 바랬지만 흐지부지 되었어요. 그러다 온라인 컨텐츠로 바뀌어서 ‘기믹테(기막힌 믹스테잎)’을 진행하게 되었어요. 기믹테도 처음의 기획안과는 다르게 진행되었죠. 실력은 있지만 덜 알려진 사람들 위주로 진행을 하다가 나중에는 쇼미더머니 시즌 중간 채우기 형식이 되었고, 지금은 끝났어요.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누군가에게 맡기기 보다는 우리가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의 소속사 대표를 만나면서‘모두의 마이크’ 진행하게 되었죠.
나 : ‘우리가 젊었던 시절 이렇게 했으니까, 너희도 이렇게 해라!’가 아니에요. 요즘 친구들은 이런 교류가 없더라고요.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생각하는 시간이 없으니까... 힙합 사랑방을 만들고 싶었어요. 다 함께 모여서 놀았으면 좋겠어요. ‘힙합은 이런 거야, 저런 거야.’라고 말해봤자 꼰대 소리만 듣는 거지만, 모여서 힙합에 대해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
Q. 오랜 기간 활동 한만큼 많은 변화를 지켜보았는데... (새로운 사람들, 씬을 떠난 사람들) 지금까지의 변화를 지켜보며 드는 생각이 있다면?
나 : 저희 안에서는 변한 것이 없어요. 힙합을 하든, 회사를 다니든 다 사람 사는 모습이니까요. 그렇게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 ‘재밌다.’라고 생각해요.
Q. 과거에 비해 가장 많이 변한 점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시장이 변하면서 오프라인 시장의 축소인데.
나 : 그렇죠. 장사치들이 손을 많이 대는 시장이 되었죠. 훼손이 많이 되었어요. 2000년대 초반부터 파티가 들어오고 나중에는 정말 못하는, 그냥 소리만 꽥꽥 질러대는 친구들이 무대에 올랐어요. 단숨에 힙합이 싼티 나는 문화가 되었죠.
메 : 어찌 보면 질문과 연관은 없지만 이 얘기를 꼭 하고 싶어요. 전부터 이 문화에 대한 이해 없이 폄하를 떠나서 훼손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랩댄스 음악이라는 타이틀로 멍청이 흉내 내고 대중은 그런 멍청한 흑인 흉내 내는 것이 진짜 힙합으로 알게 되고, 반감을 갖게 되죠. 또 대중 매체에서는 힙합을 안 좋게 얘기하죠. 어떤 분이 이런 말을 했었죠. ‘미국의 양아치 문화가 한국 10대의 마음을 멍들게 한다.’ 라고요. 거기에 한 술 더 떠서 대중이 보는 래퍼들은 전부 그런 모습을 보이니까 못마땅했어요. 그래서 항상 랩을 하든, 뭘 하든 ‘페이커들은 꺼져라.’라는 마인드였어요. 그러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쟤네는 왜 저래’라는 생각을 했죠. 힙합은 어떤 장르보다 본인이 취하는 태도와 직결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가사라던가 이런 측면에서 대중적 호감을 얻기는 힘들었죠.
시간이 지나면서 저희의 이러한 태도가 되게 우스꽝스럽게 되었어요. 매체가 만들어낸거죠. 조금만 쿨 하지 않게 보이거나, 딱딱하게 보이면 꼰대가 되고, 재미없게 되죠. 씬의 변화가 매체에 노출이 되면서 계속해서 가치관이 변하고 있어요.특히 이제 막 시작하는 어린 친구들에게는요. ‘내가 짱이야, 늙은이는 빠져라.’ 맞는 말이에요. 그런 태도로 덤비는 게 맞아요. 이런 마인드로 끝까지 가면 리스펙을 주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쉽게 노선을 갈아타요. 그만큼 많이 지켜봤고, 많이 해왔어요. 이런 행동을 견제하는 세력도 없고 평단도 없죠. 얼마 전 언프리티 랩스타에 출연한 피타입을 보고 리드머의 강일권 편집장이 일갈을 했어요. 둘이 설전을 벌였는데, 저는 두 사람 입장 다 이해해요.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는 것이 오히려 고마워요. 아무리 레전드라도 ‘거기서 뭐하는 짓이냐, Fuck이다.’라고 하면, ‘아 그렇구나. 내가 너무 삶에 쫓겼구나.’라고 할 수 있는 거죠. 아니면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아무도 뭐라 안하고 지나간다면 결국 힙합은 쇼미더머니만 남을 거예요. 쇼미더머니도 시즌 1이 제일 나았어요. 2와 3로 갈수록 대놓고 합 맞추는 것 밖에 안 되잖아요. 2에서는 그나마 스윙스가 엄청난 파급효과를 만들어냈지만, 3에는 YG도 나오고, 이러다 4에는 MC몽까지 나올 거예요.
나 : 들리는 소문으로는 아이돌 연습생인데, 팀 색깔이 흑인 음악이고 래퍼면 무조건 나온다는 말까지 있어요. 바비와 비아이의 선례가 있기 때문에요. 그렇게 되면 소위 말하는 얼빠가 생기겠죠.
메 : 지금은 스웩(Swag)이에요. 90년대에 저희가 한 건 리얼(Real)이었어요. ‘얼마나 진짜냐’였죠. 리얼인 것을 증명하는 게 전부였죠. 그런데 90년대가 지나면서 미국에서는 리얼 힙합이라고 하면 리얼 게이라고 해요. 그만큼 가치관이라는 게 고정되어 있지 않고 계속 바뀌어요. 가리온도 90년대처럼 계속 ‘keep it real’ 할 수 없어요. 계속 바뀌고 색이 변해요. 계속 한 자리에 머무르는 게 아니에요. 많은 가치관이 혼재되어 있는 시점이에요.
나찰
Q. 현재 소속되어 있는 피브로 사운드는 전형적인 힙합 레이블의 노선을 가진 곳이 아니라고 알고 있는데, 어떤 레이블이며 어떤 인연으로 함께 하게 되었는지?
나 : 피브로 사운드 사장님이 브라질리언 음악을 하는 ‘라퍼커션’의 리더 ‘자이언 루즈’에요. 저희 2집 활동 당시 소개 받아서 세션을 함께 했어요. 그 이후 회사를 차렸고, 마침 저희도 전 회사와 계약이 끝난 상태였어요. 고민 끝에 매니지먼트 쪽만 함께 하기로 했어요. 원체 서로 마음도 잘 맞았고, 서로 마음 상할 일도 없겠구나 싶어서 함께 하게 되었어요. 음악 장르가 다르지만 서로에 대한 리스펙도 커요.
Q. 가리온 3집에 대한 구상 혹은 계획
메 : 3집은 올해 안에 작업이 들어갈 예정이에요. 그 전에 믹스테잎을 낼 생각이에요. ‘디프라이’라는 프로듀서와 함께 할 생각이에요. 믹스테잎은 4~5월 중으로 하면 좋을 것 같아요.
Q. 불한당 크루의 소식에 관해 물어보고 싶다. 'A Tribe Called Next'에선 본격적으로 신구의 조화를 시도했던 느낌이 있다. 이러한 '세대 간 조화'가 일시적인 프로젝트가 아닌, 장기적인 불한당 활동의 목표라고 할 수 있을까요?
메 : 크루의 방향성을 얘기할 때 내부적, 외부적으로 잡고 있는 것이 ‘씬의 밑거름이 될 수 있는 활동’이에요. 자체적으로 크루원들을 서포트 하는 건 당연한 거고, 씬의 신인들, 서포트 할 수 있는 뮤지션들에게 도움을 주는 활동들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거예요.
나 : 새로운 얼굴, 친구들이 지속적으로 나와야죠. 신인인데 잘하는 친구들이 나온 지도 꽤 되었어요. 불한당 크루의 무조건적인 목표는 아니지만 계속해서 이루어질 거예요.
Q. 불한당 크루의 새로운 멤버가 정식으로 영입될 가능성이 있는가? 그렇다면 그 후보를 알려줄 수 있는지.
나 :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메 : 얼마 전에(4월1일 만우절) 불한당 크루에 오지은씨를 새로 영입한다는 소리가 있던데...
나 : 저도 보고 그 오지은인가 싶었어요. (웃음)
메 : 농담반 진담반 얘기했지만 만약 들어온다면 좋아요. 지금 인원이 많아서 더 이상 영입은 없다는 건 아니에요. 불한당 당칙은 하나에요. ‘탈당 불가’ 이 것 뿐이에요. 한 번 들어오면 절대 못 나가요. 이 것 외에는 누구는 안 된다. 입당은 없다.이런 건 없어요. 인원도 워낙 많고, 각자 활동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멤버 영입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아니에요.
Q. 5년 뒤의 미래를 그려본다면?
나 : 저번 인터뷰 때 3년 뒤의 미래를 그려보자는 질문에 ‘한국 힙합 거품 3년 내에 빠진다.’라고 했다가 욕을 엄청 먹었는데... (웃음) 바람이라면 빌딩을 하나 사고 (웃음) 지금도 힙합을 즐기고 있지만 5년 뒤에도 계속해서 힙합을 즐겼으면 좋겠어요.
Q. 어린 학생들이 래퍼, 가수, 예술인을 꿈꾸고 있다. 이들에게 따뜻한 조언 한 마디 부탁한다.
메 : 요즘은 저희가 할 때랑 다르니까... 저희가 이런 이야기를 해도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가치관이 계속 바뀌니까요. 심하게 얘기하면 그 딴 게 뭐가 중요하냐고 할 수도 있어요. 어떻게 해라라고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는 것도 웃기죠. 하지만 얘기한다면, 시작한다면 들어와서 똥이나 싸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자꾸 냄새나게 만드니까 여기 있는 사람들이 견디기 힘들어요. 그리고 가버려요. 가만히 있으면 몰라도 가버리니까... 기존에 있던 사람들도 똥 싸고 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 : ‘나 이거 하고 싶어, 꿈이야.’ 라고 생각해서 들어온 거잖아요? 하고 싶어서 왔다면 죽어라고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절대 비하하는 건 아니에요. 발라드 랩이건, 하드코어든 어떤 장르든, 분야든 죽어라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주변 핑계 대지 말고요. 많이 노력하는 친구들을 못 어요.
Q. 독자들에게 마무리 인사
메 : 인터뷰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는 랩하는 사람으로서 저희가 가진 역할, 포지션에서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노력하며 활동하겠습니다. 저희의 음악을 즐겨주시는 분들 감사하고, 공연을 통해 최선을 다하며,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나 : 씬에서 저희 나이가 제일 많아요. 그만큼 오래 했는데요. 20년, 30년 더 할 생각이에요. 60세 넘어서까지 힙합 할 테니까 저희를 안 좋아하더라도 60세 넘어서까지 힙합을 즐겨도 거리낌 없이 삶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활력소를 주는 문화라고 생각될 때까지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저희가 아니라 한국 힙합 많이 지지해주시고 응원해주세요. 감사합니다.
[SNS 댓글 인터뷰]
임현달 - 3세대 힙합을 이끄는 젊은 MC들의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메 : 3세대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가장 핫한 래퍼와 프로듀서에 대한 이야기라면 저는 아주 전폭적으로 지지해요. 씬에 좋은 음악들, 좋은 활동을 보여줌으로써 저희처럼 먼저 한 사람들, 앞으로 나올 아티스트들에게 좋은 에너지, 자극제가 되고 씬을 풍성하고 재밌는 공간으로 만들어주었으면 해요. 저희도 위치에서 할 수 있는 만큼 하겠지만요. 지금 가장 선두에서 많은 뮤지션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세대를 떠나서 모든 뮤지션, 음악 안에 있는 사람들이 다 같이 생각해보고 노력해야하는 부분이지 않나 싶네요.
불도저 – 메타님은 ‘메타와 렉스’ 활동을 했는데, 나찰님은 솔로 활동 계획이 없으신가요?
나 : ‘메타와 렉스’에서 메타 형 랩을 들어보셨으면 알 거에요. 가리온 안에서의 포지션과 달라요. 저도 그 생각을 많이 해요. 가리온의 나찰이 아니라 다른 나찰을요. 불한당 식구들끼리 얘기하더라도 저의 다른 모습들이 있는데, 가리온으로서 보여주지 못한 모습이 많아요. 저 스스로 그 것에 대한 확신이 없었는데, 아까 말씀드렸듯이 이제 저에 대해 조금은 알 것 같아서 이것을 바탕으로 올해 안으로 발표를 할까 생각 중입니다.
서용대 – 최근 몇 년 전에 두 분 모두 가정을 꾸리셨고 나찰님은 자녀분도 생기셨는데 음악 활동하시는데 시간적으로 지장이 있지는 않은지요? 그리고 메타님의 2세는 언제쯤? ^^;
메 : 2세 계획 있죠. 지금은 아내가 학생이라서 시기를 보고 있어요. 래퍼들은 혼자 살 때와 결혼 했을 때. 유부남이 되면서 환경적, 정서적 변화들을 겪을 수밖에 없고, 제일 큰 건 가정이 있으니까 전처럼 늦게 만나 술 먹고, 작업을 하지는 못하죠.그렇게 했을 경우에 생각지 못할 고통들이 어마어마하죠. 인간은 환경에 잘 적응하는 동물이라는 것을 최근에 느꼈어요.처음에는 집에서 작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는데, 이제는 집에서 작업을 안 해요. 다행스러운 건 피쳐링 작업의 경우 저의 작업 방식이 바뀌어서 집에서 작업하는 시간을 만들지 않더라도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고, 지금은 환경에 맞게 피팅하고 있어요. 미래를 봤을 때는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당장의 불편함 없이 작업하고 있어요.
나 : 적응하는 동물이 맞다는게, 결혼 초창기에는 되게 힘들었어요. 술 먹고 노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 결혼하고 술을 못 먹게 했어요. 일주일에 1번 정도? 진짜 죽을 것 같았어요. 지나고 보니, ‘술을 안 먹고 사는 게 이렇게 정신 상태가 맑아지고 좋은 거구나.’하고 느끼고 있어요. 그래서 요즘에는 결혼이 나를 살렸다고 얘기해요. 그리고 많이 물어보는 게, 나이도 있는데 둘째 계획은 어떠냐고 하는데... 둘째 계획은 없습니다. 아기가 너무 예뻐서 사랑을 나눠줄 여유가 없어요. 어릴 때부터 아이를 좋아하지도 않고, 아이를 싫어한다고 표현할 정도로 안아본 적도 없고, 쓰다듬어 본적도 없는데, 그 때 나눠주지 못한 사랑을 지금 한꺼번에 주는 것 같아요. 지금 이 아이를 정말 예쁘게 키우고 싶어요. 아마 결혼 안했으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죠.
송기웅 - 나찰님은 왜 자주 웃지 않으시나요? 환하게 웃는 모습 보고 싶어요.
나 : 컨셉입니다. 나찰이라는 이미지와 제가 랩으로써 보여주는 게 있어서... 근데 정말 잘 웃거든요. 굉장히 밝은 성격인데, 근데 외모에 대해서 한 말씀 드리자면 누가 봐도 살벌한 외모기 때문에, 왜 이런 얘기가 자주 나올까요?
메 : 어쩌겠어.
나 : 아휴.. 그냥.. 별 말 안하겠습니다. 자주 웃을게요. 어렸을 때는 경찰한테도 많이 잡혔어요. 인상 때문에, 시비도 많이 붙고, 그렇다고 계속 웃고 다닐 수는 없는 건데.. 솔로 할 때는 많이 웃을게요.
오태건, 강유리 - ‘언프리티 랩스타’에 출연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메 : 출연한 이유는 간단해요. 저를 섭외했고, 그 섭외 요청에 응했죠. 응한 이유는 굉장히 가벼운 마음으로 출연했어요. 엠넷 ‘언프리티 랩스타’ 쪽에서 요청한건 여자 래퍼들이 나와서 컨필레이션 앨범을 제작한다. 그 앨범에 한 트랙을 프로듀싱해달라고 했어요. 저는 그 이상 이하도 몰라요. 그럼 오케이. 곡을 만드는 것도, 프로그램 자체도 참신한 시도였고. 여자 래퍼들만 나와서. 국내에 경쟁 형태는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게 결국 ‘앨범의 트랙을 만드는 거다.’라고 듣고 들어갔고,그래서 프로그램 자체가 다양한 논란과 인기를 누리며 종영했는데,
이거 관련해서 좀 더 얘기하면 쇼미더머니 시즌 1,2를 하며 느낀 건데 이 프로그램을 어떻게 바라보느냐 하는 것들이, 가볍게 볼 수도 있고, 무겁게 볼 수도 있다고 봐요. 근데 모든 사람들이 다 무겁게 볼 필요도 없고, 마냥 가볍게만 볼 필요도 없고. 제가 내린 결론은 하나에요. 어떤 시대, 상황이건 그냥 대중들한테 노출되는 미디어 프로그램의 성격이라는 게 우리가 원하거나 바라는 대로, 입맛대로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리고 그런 부분에서 이 프로그램 자체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뭔가 혁명을 이루겠다. 이런 시스템이 아니라는 걸 느꼈고, 굉장히 조심스러운 표현이지만 힙합을 테마로 한 예능이라고 할까요? 힙합을 테마로 했다고 하기에도 애매하죠. 힙합은 태도적인게 중요하기 때문에 프로그램에 녹아있다고 보기는 어렵죠. 그냥 래퍼들. 여자 래퍼들을 데리고 예능 성장기. 여자 래퍼 성장기를 다룬 프로그램이라고 저는 인식을 하고 들어갔기 때문에 그 이상도, 이하도 의미를 두고 있지 않아요. 물론 이후에 만들어내는 효과들이 어떤 나비효과를 만들지,이 효과들이 어떤 생각과 다른 뮤지션에게 영향을 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써는 크게 어떤 의미들을 두지 않고 출연했어요.
임상현 - 요즘 눈여겨보고 있는 신인 MC는 누구인가요?
나 : 저는 요즘 딱 한 명이에요. 저희 불한당 앨범에도 참여했었던 저스디스. 인연은 꽤 됐어요. 그 친구가 20살 때쯤부터인데, 음악적으로, 인간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봐왔고, 그리고 그 안에서 뭔가 작업물을 내놓는 것을 보면서 ‘요즘 친구들과 다른 노선을 탄다.’ 라는 게 아니라 확실히 자기 색을 가지고 씬에 뛰어드는 모습을 보고 ‘얘는 될 놈이구나.’라는 생각을 해요. 걔가 많이 물어보는 질문 중에 하나가 ‘한국적인 힙합이 뭐에요?’라고 물어보는데, 굳이 한국의 전통 음악을 쓰는 이런 개념이 아니라, 자기가 알고 있는 힙합의 문화에 대한 이해, 태도. 그 안에서 자기 색을 만들어낼 수 있으면 한국적인 힙합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신예 중에 가장 한국적인 힙합을 하는 친구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어디를 가든 적극 추천하고 있습니다. 저스디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 이시정, 김지윤
영상/ 김지호, 정민진
편집/ 한신희, 안지수 jisoo4961@naver.com
MC메타 트위터 : https://twitter.com/mcmetatronical
나찰 트위터 : https://twitter.com/naachal77
힙합일진 : www.facebook.com/hiphopillzine
인터뷰파인더 페이지 : www.facebook.com/interviewfi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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